
운전자보험 개정 시기 보장 변경 요약 ‘변호사 선임비용 축소’ 12월부터 무엇이 달라지나?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내달부터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보장이 크게 축소될 전망입니다. 재판 단계별로 보장금액이 조정되고, 가입자에게 자기부담률 30~50%가 도입되는 등 구조가 전면 개편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이 개정 전 마지막 가입 기회”라는 식의 절판마케팅도 고개를 들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1. 변호사 선임비용이 왜 줄어들게 되었나?
최근 몇 년 사이 운전자보험에서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으로 지급되는 보험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개정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힙니다.
국내 5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보)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보험금 지급액은
2021년 약 146억 원 → 지난해 약 613억 원으로 3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해율이 악화된 데에는 실제 소송 비용보다 과도하게 높은 정액 지급 구조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는 재판이 약식 처분이나 불기소로 끝나는 등 실제 소송비용이 적게 들었더라도, 가입 당시 설정된 최대 한도(대개 3,000만~5,000만 원)를 그대로 지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제 변호사 선임 없이 보험금 청구만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보험사기 가능성까지 제기돼 왔고, 보험사와 감독당국은 이 같은 구조가 보험금 누수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2. 금융당국이 권고한 운전자보험 개정 내용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사들에게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과 관련된 기초서류 및 약관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액 지급 방식 판매 중단
지금까지 널리 판매되던 “사건 결과, 실제 비용과 관계 없이 일정 금액을 정액으로 지급”하는 특약 구조는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뀝니다. 과도한 보장으로 인한 손해율 악화를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2) 재판 심급별 보장체계로 전환
변호사 선임비용을 1심·2심·3심 등 재판 단계(심급)별로 나누어 보장하는 체계로 전환합니다. 실제 소송이 1심에서 끝나는지, 상소를 통해 2심·3심까지 이어지는지에 따라 보장금액을 달리해 보다 현실적인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3) 가입자 자기부담률 30~50% 도입
새로 개편되는 특약에는 자기부담률 30~50%가 신설될 예정입니다. 즉, 변호사 선임 비용의 일정 부분은 가입자가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어, 과도한 청구나 불필요한 소송에 대한 유인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각 손해보험사는 이러한 개정 내용을 반영한 약관과 상품 구조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달 중 개정형 운전자보험을 순차적으로 판매 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전자보험 가입 또는 리모델링을 고민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차분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이 개정 전 정액형 특약인지, 개정 후 심급별 보장형인지 확인
-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의 보장 한도와 자기부담률(30~50%) 구조 비교
- 벌금,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등 다른 운전자보험 담보와의 조합이 균형 잡혀 있는지
- 설계사가 “지금 아니면 손해”라는 식으로 과도하게 가입을 종용하지는 않는지
- 본인의 운전 패턴(출퇴근 거리, 운전 빈도, 야간·장거리 운전 여부 등)을 고려한 필요 보장 수준인지
특히 절판마케팅에 휩쓸려 충분한 설명 없이 서둘러 가입하면, 나중에 보장 구조나 보험료 수준이 기대와 달라 불완전판매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운전자보험 개정 이후,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개편은, 단순히 가입자 혜택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그간의 과도한 정액 보장 구조를 현실화하려는 방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개정 전 상품은 상대적으로 보장 한도가 크고 자기부담이 없거나 낮을 수 있어 어떤 가입자에게는 여전히 메리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개정 전이 유리하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상황에 맞는 보장 수준입니다. 실제 운전 빈도와 사고 위험, 형사·민사 리스크를 고려해 필요한 만큼의 보장을 준비한다면, 개정 전·후 중 어떤 상품을 선택하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보장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안 들면 손해 본다”는 문구보다는, 개정 내용과 보장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뒤 차분히 비교·선택하는 태도가 운전자보험 가입 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